나는 왜 비에 젖은 석류 꽃잎에 대해 아무 말도 못 했는가

고객평점
저자이성복
출판사항문학동네, 발행일:2025/12/31
형태사항p.262 국판:23
매장위치문학부(1층) , 재고문의 : 051-816-9500
ISBN9788954637695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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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 출판사서평

지난 2001년 출간되었던 이성복 시인의 산문집 『나는 왜 비에 젖은 석류 꽃잎에 대해 아무 말도 못 했는가』의 개정판을 2015년에 가다듬어 펴낸다. 1990년 도서출판 살림에서 출간된 산문집 『꽃핀 나무들의 괴로움』에서 일부를 가려 뽑고, 1994년 웅진출판사에서 간행된 『이성복 문학앨범』에 실린 산문들과 그 이후 여러 지면에서 발표했던 글들을 저자가 간추려 엮었던 이 책에 다시금 저자의 손이 덧대어져 이제 더는 빼고 넣을 것도 없이 매만져져 오늘에 이르렀다.

이성복의 산문에 있어 가장 큰 힘은 특유의 솔직함을 우선순위에 놓을 수 있다 하겠다. 그의 솔직함은 피부를 홀딱 벗길 요량으로 덤비는 때밀이의 타월 낀 손과 같은데 이쯤해서 보태지는 것이 그의 타고난 직관이자 집요한 직관이다. 그 레이더망을 좀처럼 피해가기가 힘든 것이 보고 낚은 것을 순식간에 종이에 비벼 증거로 남길 줄 아는 정확한 문장을 가졌기 때문이다.

산문이라 이름 붙였지만 시라 불러도 부족함이 만무한 그의 산문집을 읽고 새기기 좋을 모양새인 총 5부로 나눈 과정에는 변화가 없다. 1부의 첫 글 「액자 속의 사내를 찾아서」는 액자 속 한 청년의 내면 풍경을 그리고 있는데 액자라는 틀을 놓고 보다 객관적인 거리에서 제 자신을 들여다보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맛이 자못 쫄깃하다. 이어지는 산문들 역시 어린 시절 만나 시인에게 절대적 영향을 끼친 카프카를 포함한 책에 관한 단상들, 대학 시절의 추억, 시의 절대적인 모티프가 되어준 ‘남해 금산’, 그 밖에 시인의 욕망을 자극한 여러 이야깃거리들을 들려주고 있는데 어느 한 문장 허투루 쓰인 게 없음을 소리 내어 읽는 경험으로 말미암아 더더욱 무릎을 치며 인정하게 한다.

2부 역시 글쓰기로 가는 길목에서 터진 글의 우물들이다. 왜 누구나 겪고 지나가기 일쑤인 소소한 일상이 시인에게는 곡괭이로 건진 시의 금맥이 되는가. 시인의 눈은 현미경과 망원경을 오간다. 놀라운 눈의 줄자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여타의 다른 시인들과 달리 이성복 시인의 문학상 수상 소감은 그 뼈대와 질감에 있어 한 편의 시로 불리기에 충분한 긴장감을 자랑하는데, 김수영 문학상 수상 소감과 소월시문학상 수상 소감은 30년을 훌쩍 넘은 지금에 와서 다시금 읽어봐도 한 문장 한 단락이 시의 한 토막이 아닐 수 없다.

3부로 가면 시론에 가까워지는데 시를 향한 그의 자문자답 현장에서 저마다 건져갈 만한 시의 양식은 풍요롭기 이를 데 없다 하겠다. 그의 가르침은 말씀을 닮아 있으나 그 말씀의 끄트머리가 잡을라치면 늘 휘어져버려 도통 잡히지가 않는 그저 말이다. 말씀으로 들리는데 말이라니, 이런 어려움을 우리 몫으로 던져준 채 그는 그저 시로 향할 뿐이다. 그의 말끝에서 발끝에서 절로 뿜어져나오는 상상력은 온갖 비유와 갖가지 수사를 양산해내기에 더할 나위 없는 천혜의 보고다. 그는 어디에서 어떻게 예까지 온 시인일까. 일상에서 그가 어떻게 시를 건지는가 하는 그 현장의 예가 현란하게 구비되어 있는 페이지들의 모음이 이 3부라 하겠다.

4부는 자동차, 산길 등 일상적인 장면을 통해 얻은 단상을 기록한 것으로 순간순간 든 생각들을 시적 상상력과 감수성으로 갈무리했고, 5부는 기형도, 이인성, 김현 세 사람에 대한 기억을 개인적인 차원에서 반추했다.

▣ 작가 소개

저 : 이성복

경북 상주 출생으로 5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그는 어려서부터 글쓰기에 재능을 보여 초등학교 시절부터 여러 백일장에서 상을 타기도 했다. 경기고교에 입학하여 당시 국어교사였던 시인 김원호를 통해 글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이때 「창작과 비평」에 실린 김수영의 시를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1971년 서울대 불문과에 입학하여 문리대 문학회에 가입하여 황지우, 김석희, 정세용, 진형준 등과 친분을 쌓았고 1976년 복학하여 황지우 등과 교내 시화전을 열기도 했다. 1977년 「정든 유곽에서」 등을 『문학과 지성』에 발표, 등단했다. 대구 계명대학 강의 조교로 있으면서 무크지 『우리세대의 문학1』에 동인으로 참가했다.

첫 시집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를 평가하는 말로 “철저히 카프카적이고 철저히 니체적이며 철저히 보들레르적”이었던 시인은 1984년 프랑스에 다녀온 후 사상에 일대 전환이 일어나 김소월과 한용운의 시, 그리고 논어와 주역에 심취했다. 그리고 낸 시집이 동양적 향기가 물씬 풍기는『남해금산』이다. 이 시에는 개인적, 사회적 상처의 원인을 찾아나서는 여정이 정제된 언어로 표현되었다. 시인은 보다 깊고 따뜻하며, 더욱 고통스럽고 아름다운, 뛰어난 시 세계를 새로이 보여준다. 서정적 시편들로써 서사적 구조를 이루고 있는 이 시집에서 그는 우리의 조각난 삶과 서러운 일상의 바닥에 깔린 슬픔의 근원을 명징하게 바라보면서 비극적 서정을 결정적으로 고양시켜 드러낸다. 이 심오한 바라봄-드러냄의 변증은 80년대 우리 시단의 가장 탁월한 성취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때로는 환상소설의 한 장면처럼 납득하기 힘든 상황의 묘사, 이유가 선명하지 않은 절규 등을 담아냈다는 비판도 받았다.

또한 그는 섬세한 감수성을 지녔으며 상상을 초월하는 언어 파괴에 능란하다. 의식의 해체를 통해 역동적 상상력을 발휘, 영상 효과로 처리하는 데도 뛰어나다. 그러나 객관적 현실에 대해 냉소적이라거나 『그 여름의 끝』 이후의 관념성을 비판받기도 했다. 그는 초기 시의 모더니즘 경향에서 벗어나 동양의 형이상의 세계에 심취하였다.

1989년 「네르발 시의 역학적 이해」로 박사학위 논문을 완성하고 1991년 프랑스 파리에 다시 갔다. 다른 삶의 방법에 대한 모색의 일환으로 시인은 불교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이와 함께 후기구조주의를 함께 공부했다. 이 과정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테니스. 시인에게 마치 애인과도 같은 테니스는 그에게 몸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그의 삶을 보다 즐겁게 만들었다. 2007년 「기파랑을 기리는 노래-나무인간 강판권」등으로 제53회 현대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현재 계명대학교 인문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로 있다.

▣ 주요 목차

제1부
액자 속의 사내를 찾아서-그의 삶, 그의 글쓰기 11
기억 속 책들의 눈빛 40
동숭동 시절의 추억 45
물과 흙의 혼례, 남해 금산 52
중세의 가을 57
기억 속 붉은 팬지꽃의 환영 70
인터넷의 ‘인’, 참을 ‘인’, 어질 ‘인’-변화하는 시대의 언어와 문학 81

제2부
집으로 가는 길 91
연애시와 삶의 비밀 97
아버지?어머니?당신 104
당집 죽은 대나무의 기억 108
문학 언어의 안과 밖- 아픈 어머니에서 숨은 아버지에로 119
울음이 끝난 뒤의 하늘 134
삶의 빛, 시의 숨결 138
삶의 오열-제2회 김수영문학상 수상 소감 141
세상과의 연애-제4회 소월시문학상 수상 소감 143
제3부
고통과 갈등의 시학 149
무위의 늪에서 155
다시 무위의 늪에서 157
자성록?1993 161
나는 왜 비에 젖은 석류 꽃잎에 대해 아무 말도 못 했는가 171
왜 시가 아닌가-왜 ‘시인가’라는 물음에 기대어 180

제4부
성인(聖人)을 찾아서- 『논어論語』「술이述而」 편 언저리 199
차(車)에 관한 단상 212
두 개의 막다른 골목 228
산길 231
사랑, 그 어리석음의 천적 234
원장면들 236

제5부
맑고 정결한 눈송이 241
뜨겁도록 쓸쓸한 사내의 초상 245
크고 넓으신 스승 249

작가 소개

목 차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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