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오디세이아 읽어 봤어”라는 질문에
당신은 정직하게 대답할 수 있는가?
트로이 목마, 외눈박이 거인, 세이렌의 노래. 우리는 이 이야기를 전부 ‘알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다. 정작 《오디세이아》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은 사람은 주변에 없다. 완역본을 펼친 사람은 낯선 신들의 계보와 시간을 오가는 회상 구조 앞에서 수십 쪽 만에 책을 덮었고, 어린이용 요약본을 집은 사람은 어른이 읽기엔 앙상한 줄거리에 실망했다. 3,000년 동안 인류가 읽어온 최고의 이야기가, 유독 우리에게만 ‘아는 척은 할 수 있지만 읽지는 못한 책’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문제는 독자가 아니다. 원전의 구조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는 이야기의 한복판에서 시작한다. 주인공은 5권이 되어야 등장하고, 그 유명한 키클롭스와 세이렌은 주인공이 남의 궁정에서 들려주는 ‘회상’으로만 나온다. 고대 그리스의 청중에게는 자연스러웠던 이 구조가, 현대의 독자에게는 진입 장벽이 된다.
《한 권으로 끝내는 오디세이아》는 이 장벽을 허물었다. 트로이아를 함락시킨 목마의 밤부터 이타카의 마지막 맹약까지, 20년의 서사를 시간 순서 그대로 다시 배열했다. 프롤로그와 7부 21장. 페이지를 넘기면 이야기는 한 방향으로만 흐른다. 회상도, 액자도, 길 잃을 곳도 없다. 그러면서도 이 책은 요약본이 아니다. 모든 장의 첫머리에 해당 내용의 원전 권수와 행수를 명시했고(예: “원전 제9권 105~566행”), 부록에 원전 대조표를 실었다. 어느 장면이 호메로스의 어느 대목에서 왔는지 독자가 언제든 확인할 수 있다. 다이제스트가 아니라, 원전에 뿌리를 박은 편역이다.
여기에 각 장 말미의 해설이 3,000년 전 서사를 오늘의 언어로 번역한다. 키클롭스의 동굴에서 배우는 것은 괴물 퇴치담이 아니라 “문제는 힘이 아니라 문”이라는 판단의 기술이고, 활 시합에서 읽는 것은 “자리는 훔칠 수 있어도 능력은 훔쳐지지 않는다”라는 자격의 문법이다.
살아남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듣고 싶은 노래 앞에서 제 몸을 돛대에 묶고, 20년 만에 돌아온 집에서조차 정체를 숨기고 때를 기다리는 사람. 오디세우스의 이야기는 결국 버티는 사람, 끝내 돌아가는 사람의 이야기다. 이제 “읽어봤다”라고 말할 차례다. 한 권이면 끝난다.
작가 소개
박용남
심리학과 인간관계뿐 아니라 철학과 고전 속에 축적된 인간 본성의 지혜에 주목한다. 수천 년이 지나도 반복되는 욕망과 두려움, 선택과 후회, 사랑과 상실의 문제를 오늘의 언어로 다시 풀어내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오디세이아》에서는 호메로스가 남긴 위대한 귀환의 서사를 현대 독자가 보다 쉽고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새롭게 다듬었다. 오디세우스가 수많은 유혹과 시련, 상실과 방황을 지나 끝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는 과정은 단순한 영웅담을 넘어 인간이 무엇을 지키며 살아야 하는지를 묻는다.
삶은 때로 원하는 방향과 전혀 다른 곳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중요한 것은 길을 잃지 않는 것이 아니라, 길을 잃은 뒤에도 자신이 돌아가야 할 곳을 잊지 않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 역시 자신의 삶에서 무엇을 지켜야 하고, 어떤 사람으로 돌아가야 하는지를 발견하기를 바란다.
지은 책으로 《다크 심리학 2》, 《다크 심리학》, 《어른의 기분 관리법: 심리학편》 등이 있다.
목 차
프롤로그. 프롤로그 - 목마와 불타는 트로이아
1부. 그 사이 이타카에서는
1장 주인 없는 집
2장 아들의 항해
2부. 방랑, 아홉 번의 시련
3장 키코네스와 로토파고이
4장 키클롭스의 동굴
5장 아이올로스의 바람주머니와 라이스트리고네스
6장 키르케의 섬
7장 죽은 자들의 나라
8장 세이렌, 스킬라, 헬리오스의 소
3부. 칼립소의 섬에서 파이아케스의 궁정까지
9장 7년의 억류와 뗏목
10장 나우시카
11장 알키노오스의 궁정
4부. 귀환
12장 안개 속의 고향, 거지로 변신
13장 돼지치기 에우마이오스
14장 아버지와 아들
5부. 잠입
15장 개 아르고스, 문턱의 모욕
16장 거지들의 결투와 페넬로페 앞에서
17장 마지막 밤의 징조들
6부. 복수
18장 활 시합
19장 홀의 학살
7부. 재회와 평화
20장 침대의 비밀 - 페넬로페의 시험
21장 라에르테스와 마지막 맹약
부록 — 원전 대조표
역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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